작품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아크릴 패턴에 고속도로라는 모티브를 설정했다. 평생을 서울에서 살아온 나는 자연스럽게 도시와 도로가 주는 복잡함, 분주한, 정교함 등의 이미지를 나의 작업에 담고자 했다.
고속도로는 얼핏 자유로운 선을 그리는 듯 보이지만 고속도로를 이루는 모든 요소 하나하나가 철저한 계산하에 설정된 거대한 기하학적 선형이다. 특히 고속도로의 인터체인지(intercahnge)의 형태에 중점을 두고 단순화하는 작업을 통해 보다 도시적인 이미지의 조형을 만들었다. 불이 켜진 조명은 아크릴 패턴이 주는 부드러운 이미지를 지워내고 고속도로에 남은 헤드라이트의 잔상처럼 강렬한 선을 만든다.
<이어지다>연작과 <교차>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교차하는 도심 속의 도로, 그중에서도 특히 교차로(interchange)의 이미지를 레트로 그래픽 스타일로 단순화하여 기하학적 선형의 패턴으로 만들고, 이를 시계와 거울이라는 실용적인 인테리어 소품에 적용한 것이다. 둥글게 이어지고 교차하는 패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도심 속에서 나라는 존재를 감싸는 모든 길들을 은유적으로 느낄 수 있다.
작품에는 주 재료인 아크릴과 거울 이외에도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스틸 등의 금속이 사용된다. 금속은 얇은 띠의 형태로 패턴을 감싸고 이는 패턴의 모티브에서 느낄 수 있는 도시적이고 산업적인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요소가 됨과 동시에 자칫 가볍고 납작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작품의 완결
미를 높이고 견고함을 더한다.

교차 2023 acrylic, aluminum, birch plywood, quartz movement 52 x 44 x 4.5 cm

교차 2023 acrylic, aluminum, birch plywood, LED 89.5 x 49.5 x 4.5 cm


교차 2023 acrylic, steel, LED 40 x 35 x 36 cm